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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세이/셋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

1화. 제가 뭐가 됐다고요?

by 명선 2021. 8. 28.

1화. 제가 뭐가 됐다고요?

    갑자기 엄마가 되었다.

    "이게 아기 집이에요. 크기는 아직 5mm네요. 다음주에 아빠랑 같이 오시면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의사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핑크색 산모수첩에 4주0일이라고 썼다.

나는 방금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아기는 4주 전부터 내 자궁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니 혼란스러웠다. '어떡하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에게 다가온 간호사는 '어떻게 해야한다'고 답을 일러주듯이 거침없는 설명을 이어갔다.

    "2층에 내려가셔서 임신육아 바우처카드랑 태아보험 설명 들으시고, 1층에서 수납하시면서 임신확인증 받으시면 돼요. 그리고 보건소 가셔서 산모등록하시고 혜택 설명 들으시고요. 참, 엽산은 먹고 계시죠?"

    "아니요."

    "네? 엽산은 꼭 드셔야돼요! 엽산을 드셔야 애기 염색체 이상이 안생겨요. 산모 전용 영양제들도 잘 나오는데, 따로 드시는거 없으시면 옆건물에서 상담받으시고 가세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일단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2층, 1층, 옆건물, 보건소를 차례로 방문하며 설명을 잔뜩 듣고, 돈을 내고, 서류를 받고, 약을 샀다.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정보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머리가 아팠다. 머릿속에 미처 저장되지 못한 정보들은 욕으로 변환되어 입밖으로 터져나왔다. 이걸 다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하고 막막했다.

 


임신 초기 해야하는 숙제들

 

▢ 임신·육아 바우처카드 '국민행복카드' 발급받기 (60만원 포인트 지원)

▢ 임신확인증 받기 (국민행복카드 발급, 임신육아 관련 지원신청 등 필요한 일이 꽤 많음)

▢ 임산부 영양제 먹기 (엽산, 유산균, 칼슘, 오메가3, 비타민D 등 임신 주수에 따라 다름)

▢ 보건소 가서 산모 등록하고, 지원 혜택 설명 듣기 (지원혜택 적힌 리플렛, 임산부먼저 핑크뱃지, 육아가이드 책 등 증정 / 보건소마다 다름)

▢ 태아 보험 가입하기 (1차 기형아검사 하기 전까지)

산후조리원 또는 홈케어 결정하기 (산후조리원의 경우 안정기인 16주 이후에 예약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기 있는 곳들은 훨씬 빨리 마감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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